사무엘상 15-16장은 지는 사울과 뜨는 다윗을 대비시키는 부분이다.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이 하나님을 떠난 사울에게서 성령을 거두어 가시고 다윗에게 기름을 부으신다. 그리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다윗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울은 처음부터 외적인 조건 때문에 겸손했던 사람이다. 작은 지파에 작은 집안에서 태어난 자신.. 이 열등감은 처음엔 겸손처럼 보였지만,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도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과 평판에 집착하게 만든다. 결국 그는 하나님보다 사람을 두려워했고, 그것이 실력과 영성을 함께 붙들지 못하게 한 균열이었다. 반면 다윗은 존재감 없는 막내였지만 동물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하나님께만 집중할 수 있었다.
지금 내가 글을 쓰는 동력이 무엇인지 나는 계속 묻고 있다. 언젠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돈을 벌기 위해서인지, 받은 은혜가 좋아서 그걸 남겨 두고 싶은 건지..
실력과 영성을 둘 다 갖는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 실력을 닦는 동기 부여가 보통은 외적인 보상이나 불안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이걸 잘해야 부모님께 인정받고 사랑받고, 크면 능력이 있어야 사람들에게 무시 안 당하고, 돈이 있어야 원하는 걸 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힘들어도 참고 공부하고 일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자연히 성경을 읽거나 기도를 할 시간은 줄어든다.
그런데 다윗은 전혀 다른 동력으로 실력을 쌓는다. 하나님이 보고 계시니까, 하나님이 맡기신 일이니까, 사랑하는 이를 위해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언제 쓸지도 모르는 실력을 키우고 있었다.
나는 이미 사랑받고 있는 사람이다. 뭘 더 잘하지 않아도 이미 어여쁜 자로 여겨 주신다. 그렇다면 내가 글을 쓰는 이유도, 실력을 쌓으려는 이유도 결핍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 그분을 더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함이어야 한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결핍이 아닌 충만이 동력이 될 때, 그 사람에게서는 빛이 난다. 어둠 속에 있던 사울이 다윗의 수금 소리에 평안을 얻었던 것처럼, 충만한 사람의 존재 자체가 결핍 속에 있는 이들에게 치유가 된다. 이 생명의 빛이 나와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평안을 줄 수 있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