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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리고에는 신석기부터 사람들이 살았다고?

여리고는 고고학계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별명이 ‘인류 역사의 타임캡슐’인 이유가 있다. 신석기 시대부터 여호수아 시대까지, 수천 년의 세월이 한 땅에 층층이 쌓여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신석기 사람들이 이미 성벽을 쌓았다고?

괴베클리 테페와 거의 비슷한 시기인 기원전 9,000년경, 여리고에도 사람들이 정착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미 그때 거대한 돌을 쌓아 성벽과 망루를 만들었다. 농경지와 자원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더 흥미로운 건 해골 숭배 풍습이다. 신석기 층에서 사람의 해골에 진흙을 발라 얼굴 모양을 복원한 유물이 발견됐다. 조상 숭배, 혹은 초기 종교 활동의 흔적이다.


여호수아가 마주한 여리고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성경의 여리고 성 함락은 신석기 여리고에서 수천 년이 지난 이야기다. 그 사이 여리고는 파괴되고 다시 세워지기를 반복하며 거대한 언덕(텔, Tell)을 이루고 있었다.

여호수아가 마주한 여리고는 청동기 문화의 정점에 달한 견고한 요새였다. 외벽과 내벽이 있는 이중 구조였을 가능성이 크다. 라합의 집이 ‘성벽 위’에 있었다는 묘사와도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진다.

여호수아가 그 성을 돌 때, 발밑에는 이미 7,000~8,000년 전 신석기 사람들이 쌓았던 성벽의 흔적이 묻혀 있었던 셈이다.


벽돌도 없는데 성을 어떻게 쌓았을까?

여리고가 도시가 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엘리사의 샘이라 불리는 천연 샘물 때문이다. 사막 같은 광야 한복판에서 1년 내내 물이 쏟아지는 오아시스는 당시 사람들에게 최고의 입지였다.

물이 귀한 곳일수록 뺏으려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벽돌 기술이 나오기 수천 년 전부터 주변의 돌을 긁어모아 성벽과 망루를 세운 것이다. 돌을 쌓고 그 사이에 햇볕에 말린 진흙 덩어리를 끼워 고정했다. 결과물은 세계 최초의 성벽이었다.


괴베클리 테페와 여리고, 뭐가 다를까?

인류가 한곳에 모이는 이유는 달랐지만, 두 곳 모두 공동체를 이루고 무언가를 함께 쌓아 올리는 방향으로 갔다. 여리고의 그 깊은 층 아래에는, 생존을 위해 수천 년간 돌을 쌓아 온 사람들의 처절하고도 놀라운 집념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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